2025년 9월 네이버웹툰이 숏폼 애니메이션 서비스인 컷츠(Cuts)를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기획자 솔미 님은 컷츠 서비스의 TF 수립부터 함께 해온 멤버인데요, 웹툰 생태계의 또 다른 확장을 알리는 컷츠 서비스의 탄생 배경 속에 숨겨진 기획자들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솔미 님을 통해 들어보았습니다.
저는 입사 전부터 웹툰이라는 콘텐츠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꼭 언젠가 네이버웹툰의 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웹툰에 합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고, 처음에는 글로벌 웹툰 서비스 기획 업무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1년 반 정도의 기간을 글로벌 웹툰 서비스를 담당하면서 지내오던 중에, 어느 날 메일을 한 통 받게 되었어요. 새로운 형태의 웹툰 콘텐츠 TF를 만들 것인데, 관심 있는 멤버를 찾는 메일이었죠. 그 메일을 보고 ‘너무 재밌겠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걸 계기로 현재 담당하고 있는 컷츠 기획 업무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제 성격 자체가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도전하는 걸 즐기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 조직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이런 걸 고민하기보다는 ‘너무 재밌겠다’, ‘이 도전 자체가 신날 것 같다’는 생각이 제일 컸어요. 합류하고 초반에는 같은 TF 멤버였던 분께서도 ‘이 조직이 당장 다음 주에 없어질지도 모르는데 괜찮나요?’라는 얘기를 농담처럼 하신 적이 있는데, 저는 새로운 서비스 기획 업무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게 그냥 재밌고 그 자체로 의미 있다고 느꼈기 때문에 크게 걱정되거나 두렵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돌이켜보면 그때 걱정을 해서 TF에 지원하지 않았더라면 많이 후회했을 것 같다고 느낄 만큼, 이 컷츠 업무에 참여하면서 많이 성장할 수 있었고, 또 저의 연차 대비해서 큰 규모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참 잘한 선택이라 생각해요.
짧게 소개해 드리면 컷츠는 웹툰을 숏폼 형태로 유저분들께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요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숏폼 콘텐츠를 접하실 수 있을 텐데요. 네이버웹툰의 컷츠가 기존 숏폼들과 차이 나는 부분은 아무래도 ‘스토리’가 있는 숏폼이라는 점일 것 같아요. 숏폼이라는 콘텐츠의 새로운 트렌드는 적극 활용하면서도, 웹툰이 가지는 스토리라는 고유한 정체성은 유지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서비스인 것이죠. 정리해 보면 찰나의 재미를 주는 짧은 콘텐츠이지만, 이제 웹툰의 스토리 성을 곁들인.
맞아요. 일례로 컷츠의 UX와 UI를 처음 구조화할 때, 컷츠 피드를 어떤 구조로 만들면 좋을 지 저희 내부적으로 엄청 치열하게 고민했는데요. 결론적으로는 추천 피드와 이어보기 피드 두 가지 구조를 같이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추천 피드를 통해 유저들이 새로운 작품을 탐색할 수 있게 하고, 그 작품에 관심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이어보기 피드로 넘어가 해당 작품을 회차별로 살펴볼 수 있게 한 것이죠. 이미 다양한 숏폼을 통해 위아래로 넘겨보면서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방식에 익숙해진 대다수의 유저를 고려해서, 기존 숏폼들과 동일한 사용 방식(위아래로 넘김)으로 다양한 컷츠 콘텐츠를 제공하되, 웹툰만의 장르적 특성과 스토리의 연계성을 고려해 이어보기 피드를 별도로 만듦으로써 우리만의 차별성을 갖도록 기획해 보았습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일을 잘 되게 하는 것이고, 결국 일을 잘 되게 하려면 얼마나 논리적으로 사고하느냐, 그리고 그 논리를 기반으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달린 것 같아요.”
참 어려운 질문인데요. 일을 잘한다는 것은 일을 잘 되게 하는 것이고, 결국 일을 잘 되게 하려면 얼마나 논리적으로 사고하느냐, 그리고 그 논리를 기반으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에 달린 것 같아요. 기획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도 크거든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단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의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또 정답이 정해진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만의 논리를 가지고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자신만의 논리가 분명히 뒷받침되어야지만, 함께 일하는 기획자나 디자이너, 개발자 동료분들도 설득할 수 있을 테고요.
일단 많이 찾아봐요. 논리라는 것이 나의 생각에 기반할 수도 있지만, 타인을 설득하려면 나의 생각만으로는 아무래도 근거가 부족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 근거를 철저하게 찾으려고 노력해요. 그 근거를 찾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타사 사례를 분석하거나(레퍼런스), 네이버웹툰 유저들의 사용 패턴과 데이터를 확인하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할 수도 있죠. 이렇게 다양한 방면으로 근거를 하나둘씩 찾아나가고, 이를 촘촘하고 뾰족하게 정리해서 근거를 기반으로 한 논리를 토대로 의견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컷츠 서비스를 준비할 때도 다른 회사의 사례(타사 레퍼런스)를 많이 연구하기도 했어요. 글로벌 숏폼 서비스 뿐만 아니라 실사 숏 드라마 앱들을 모두 살펴보면서 왜 이런 UI/UX구조를 사용했는지 분석하고, 또 숏폼에 웹툰을 더한다면 어떤 특성을 고려하고 반영하면 좋을지 저희 팀원분들과도 수시로 논의하면서 저희만의 논리와 근거를 쌓아나갔죠.
네, 쑥스럽지만 하나 있어요. 아무래도 기획자이다 보니까 뭔가를 볼 때 디테일을 잘 잡아내는 편인 것 같아요. 최근 집 인테리어를 할 때도 인테리어 사장님이 보지 못하는 아주 작은 디테일을 제가 찾아냈는데, 사장님이 "무슨 일 하시냐"고 물어보실 정도였죠. 예를 들면 문에 설치된 나사의 색깔이 미묘하게 다른 것을 발견해서 교체하기도 했어요. 아주 조금은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네이버웹툰의 기획 직무는 ‘주체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곳이에요. 단순히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적으로 업무를 이끌어 나가고 싶은 분들에게 잘 맞는 곳이죠.”
저는 우리 네이버웹툰 동료들에게 동기부여를 많이 받아요. 회의 중에 동료의 의견이 너무 멋있다고 느낄 때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리더님들도 워커홀릭이시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같이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습니다.
네이버웹툰의 기획 직무는 ‘주체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곳이에요. 단순히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적으로 업무를 이끌어 나가고 싶은 분들에게 잘 맞는 곳이죠. 그렇기에 네이버웹툰에 오시게 되면 자기 목소리를 낼 줄도 알아야 하고요. 그러려면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단단하게 쌓아 의견을 잘 전달하는 연습을 많이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입사하시고 나서도 이런 부분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충분히 경험해 보실 수 있고 또 그 과정에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요즘 감명 깊게 본 작품은 주영현 작가님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이에요. 작품을 읽으면서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인물을 바라보는 작가님의 따뜻한 시선이 전해져서 큰 위로와 힐링을 받았어요.
또 개인적으로 오래 애정하고 있는 작품은 ‘유부 감자’이에요. 웹툰으로도, 컷츠로도 즐길 수 있는데, '유부녀 감자'로서의 일상 속 소소한 순간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작가님의 개그 감각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일상·개그툰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력히 추천드립니다.